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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져 촌스러운 쫄쫄이 아재? MCU의 가장 고결한 심장을 만나다

by 머니루키moneyrookie 2026.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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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져 영화 포스터

솔직히 고백하겠습니다. 2011년 이 영화가 처음 나왔을 때, 포스터를 보고 "뭐지? 미국 국기 그려진 쫄쫄이를 입은 저 촌스러운 꼰대 아저씨는?"이라며 코웃음을 쳤습니다. 아이언맨의 화려한 최첨단 슈트에 눈이 높아져 있던 제게, 방패 하나 들고 뛰어다니는 히어로는 너무 구식으로 보였거든요.

 

하지만 <어벤져스: 엔드게임>까지 모든 여정을 끝마친 지금, 가장 눈물짓게 만드는 저의 '최애(최고 애정하는)' 히어로는 단연 캡틴 아메리카, 스티브 로저스입니다. 넷플릭스를 뒤적이다 오랜만에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져>를 다시 틀었는데, 와... 처음 봤을 땐 몰랐던 완벽한 복선과 묵직한 감동에 2시간 내내 가슴이 웅장해지더군요.

 

단순한 '미국 만세' 영화가 절대 아닙니다. 화려한 CG나 마법 없이도, 한 인간의 '꺾이지 않는 올곧은 신념'이 어떻게 세상을 구하는지 가장 클래식하고 우아하게 풀어낸 이 명작을 다시 한번 심층 분석해 봅니다.

 


1. 브루클린의 약골 "근육이 아닌 심장으로 싸우다"

스티브 로저스(크리스 에반스 분)의 시작은 비참할 정도로 초라합니다. 천식, 심장병 등 온갖 질병을 달고 사는 40kg대의 왜소한 체격. 뒷골목에서 불량배들에게 얻어맞으면서도 쓰레기통 뚜껑을 방패 삼아 "하루 종일도 할 수 있어(I can do this all day)"라고 외치는 그의 모습은 애처롭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조 존스턴 감독은 슈퍼 솔져 혈청을 맞고 근육질로 변한 캡틴의 화려함보다, 그 '빈약한 몸' 안에 갇혀 있던 '거대한 용기'를 묘사하는 데 영화의 절반을 할애합니다. 훈련소에서 가짜 수류탄이 떨어졌을 때 모두가 도망치는 와중에, 홀로 수류탄을 몸으로 덮어 동료들을 구하려 했던 스티브의 모습은 이 영화의 진정한 클라이맥스입니다. 힘을 얻기 전부터 그는 이미 내면적으로 완성된 영웅이었습니다.

 

2. "완벽한 군인이 아닌, 좋은 사람이 돼주게"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단 하나의 명대사를 꼽으라면, 스티브에게 혈청을 투여한 어스킨 박사의 유언일 것입니다. "완벽한 군인(Perfect soldier)이 아니라, 좋은 사람(Good man)으로 남아주게."

 

권력과 힘에 취해 괴물(레드 스컬)이 되어버린 요한 슈미트와 스티브의 결정적 차이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스티브는 초인적인 힘을 얻은 후에도 그 힘을 군림하거나 과시하는 데 쓰지 않습니다. 선전용 원숭이 취급을 받으며 조롱당할 때도 묵묵히 견디고, 친구 버키를 구하기 위해 적진으로 홀로 뛰어드는 무모함은 오직 '옳은 일'을 향한 순수한 이타심에서 비롯됩니다. 자극적이고 다크한 안티 히어로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이토록 우직하고 바른생활 사나이인 캡틴의 존재는 오히려 가장 독보적인 차별점을 만들어냅니다.

 

3. 디젤펑크의 미학 "레트로 퓨처리즘의 시각적 즐거움"

시각적인 측면에서도 이 영화는 MCU 내에서 매우 독특한 질감을 가집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역사적 배경 위에 하이드라의 초과학 기술을 덧입힌 '디젤펑크(Dieselpunk)' 미술 양식은 고전적이면서도 세련된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투박한 가죽 재킷과 고글을 쓴 캡틴의 초기 복장부터, 하이드라의 거대한 폭격기 '발키리'까지. 아날로그와 하이테크가 결합된 미장센은 현대 배경의 마블 영화들과는 완전히 다른 빈티지한 매력을 뿜어냅니다. 방패 하나로 빗발치는 총알을 뚫고 돌진하는 타격감 넘치는 액션은, 총기류나 레이저빔이 줄 수 없는 묵직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줍니다.

 


결론 "지키지 못한 첫 데이트의 약속"

 

이 영화의 진짜 여운은 엔딩에 있습니다. 조국을 구하기 위해 폭격기와 함께 차가운 빙해로 추락하는 순간, 스티브가 연인 페기 카터와 무전으로 나누는 마지막 대화는 볼 때마다 가슴을 먹먹하게 만듭니다. "다음 주 토요일 8시에 스토크 클럽에서 만나요."라는 슬픈 약속과 함께 지지직거리며 끊어지는 무전.

 

그리고 70년의 세월을 건너뛰어 현대의 뉴욕 한복판에서 눈을 뜬 그가 남긴 한 마디. "데이트 약속이 있었는데(I had a date)." 화려한 액션 끝에 남겨진 이 지독하게 쓸쓸하고 로맨틱한 결말은, 스티브 로저스라는 캐릭터를 우리가 사랑할 수밖에 없게 만듭니다. 이번 주말, 어벤져스의 가장 듬직한 리더이자 순정남의 첫 번째 발걸음을 다시 한번 함께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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